1. 재미있었다. 하지만 화나는 부분도 많은 게임.
2. 대화 이벤트는 기본적으로 코메디를 만들기로 작정한 듯한 분위기. 대화가 그냥 우스꽝스럽게 만들려고 한 것이었다면 재미없었을지 모르겠지만 다른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사용된 뭔가를 갖다 시기적절하게 집어넣은 덕분에 재미있다. 물론 그렇게 가져온 것 중 못 알아보는 것도 많았겠지만, 알아볼 수 있는 것만 따져도 충분히 만족. 예를 들면,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라는 김전일 대사가 적당한 시기에 불쑥 튀어나오는 등.

게임의 배경이 되는 세상은 '게임업'계. 각종 게임기들을 대표하는 여신이 있고, 관련 이야기가 언급되며 다른 게임에서 사용되는 소재를 몬스터로 사용하기도 했고. 몬스터 이름에서도 웃을 수 있는 기회도. 각 여신이 다스리는 나라는 이름만 들어도 대충 감이 오는 라스테이션, 린박스, 르위 등.
또한 게임을 진행하는 화면 바깥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게임 속 캐릭터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에 가능한 대사도 재미있는 부분.
그 외에 챕터가 끝날 때마다 게임업계를 연상시키는 이벤트, 그리고 다른 이벤트들.

3. 게임을 시작한 몇 시간 동안은 정말 '신차원' 일본 RPG구나..라는 생각이 잠깐. 일단 던전이 여느 일본 RPG에서는 보기 힘든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고, 워프 장치를 한 번 사용한 뒤 지도 메뉴를 열어보면 해당 장치가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니 던전 탐험에서 헤맬 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랜덤 조우가 아니니 대충 피해서 던전의 끝까지 가는 것도 가능했고.
그.런.데. 던전의 끝, 그러니까 해당 챕터 또는 어떤 스토리 흐름의 끝을 장식하는 몬스터를 만나면서 그 직전까지 느꼈던 '신차원'이 산산히 부서짐. 속칭 '레벨 노가다'라는 것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기 때문. 하지만 '노가다'해야 하는 것은 레벨만이 아니었으니... 두둥..
4. 스토리 진행으로 월드 맵에 추가되는 던전은 극히 일부. 나머지는 '견문자'라고 하는 플레이에는 사용할 수 없는 NPC에게 돈을 쥐어주고 탐험을 다녀오라고 시키는 사람들이 찾아야 되는 숨어 있는 던전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찾는 데에도 끊임없는 노력 필요. 각 던전은 극초반 등장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깃발(플래그)이라는 것이 있어 세우거나 꺾거나 해서 뭔가 다른 상황을 만들어야 되는 특징도. 견문자는 던전을 찾는 것 뿐 아니라 던전 속에서 뭔가를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는 것을 통해서만 등장하는 강적 몬스터도 존재. 견문자를 한 번에 5명씩 한 던전에 파견할 경우 운 좋으면 첫 시도에서 발견할 수도 있지만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해야 하며, 10회 이상(그러니까 50인분) 시도한 적도.
견문자 노가다가 두 번째이고, 세 번째는 아이템. 몬스터를 때려잡으면 어떤 아이템을 떨어뜨리는데(대부분의 경우 한 종류 당 1개), 정말 안 떨어뜨리는 것이 문제. 어떤 아이템은 하나 얻어보겠다고 때려잡는데 거의 5분 정도 걸리는 녀석을 12마리 잡은 적도. 일단 얻으면 라이브러리라고 하는 메뉴에 기록이 되니, 차후 퀘스트라는 것을 할 때 또는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에 필요한 소재를 얻는 데에 활용할 수 있으니 편해지므로 가급적 얻고 지나가야 하는데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이런 이유로 넵튠을 진행하고 있는 게이머를 옆에서 저속 카메라로 찍어 돌려보면, 웃다 화내다 짜증내다 웃다 화내다 짜증내다를 반복하는 무척 우스운 장면을 보게될지도..
5. 전반적으로 배경 음악이 무척 좋음. 특히 특정 스킬을 사용할 때 나오는 음악들이 좋고, 그 외에도 던전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그래도 전반적으로 귀에 착착 감기는 특성.
6. 여태까지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라든가 스타 오션 4 등을 통해 '12세 이용가'와 '선정성'이 함께 붙어 있는 경우를 자주 경험했으나, 왜 선정적인지는 몰랐다. 그런 게임들처럼 이번에도 12세 이용가와 선정성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이번에는 확실하게 선정적이다. 한마디로 12세 이용가로 결정난 이유를 좀처럼 모르겠다.

12세 이용가 게임이라고 하니 이런 스크린샷 정도는 올려도 상관없을 듯. 이 게임 심의를 맡은 사람들은 자녀가 12세 됐을 때 반드시 옆에 앉혀 놓고 함께 진행할 것을 권장. (이미 지났다면 손자라도..)
7. 단순해서 좋았던 초반의 느낌과는 달리 너무 단순한 것도 문제라면 문제. 단순해서 문제라기 보다는 던전의 생김새가 몇몇 유형에 고정되어 있어, 이름은 달라도 유형이 동일하면 속 내용물도 동일. 지상에 있는 어떤 야외, 지하 동굴, 용암이 언급되는 동굴, 미래적 배경을 연상케 하는 어떤 이름...이 붙어 있으면 내용물은 어김없이 동일한 구조. 구조만 동일한 것이 아니라 배경 그래픽도 똑같으니, 아무 생각없이 던전에 들어가면 어느 던전에 들어왔는지 살짝 헷갈리기도.
8. 손에 꼽을 정도로 남자 NPC가 등장하고, 그 외에는 모조리 여 캐릭터라는 점도 특징일 수.. 주인공 쪽은 당연히 여신들이니 모두 여자고. 일반 상태와 여신 모드가 존재하고 여신 모드로 변신하면 모든 능력이 상승하는 특징. 일반 상태에서는 방어구가 반지 하나 장신구 하나인 것에 비해 여신 모드에 사용하는 방어구는 일반적인 RPG의 갑옷처럼 신체 부위별로 존재. 하지만 일반적으로 얻을 수 있는 방어구는 일반 상태에 대해서만. 나머지는 스토리가 진행되어 자동으로 추가되기도 하고, 숨어 있는 뭔가를 찾아 만들어야 하는...그런 구성.
9. 전투도 공격을 가하는 부분 자체는 단순하지만, 조준(?) 덕분에 번거로움. 각 캐릭터 앞에는 고정된 위치에 고정된 크기의 블럭이 있는데 직접 뛰어가서 적을 그 안에 넣어야 대상으로 지정되는 식. 이러한 커서는 무기에 따라 크기나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적이 때리면 적 등 뒤로 카메라가 돌아가고, 캐릭터가 옆에서 때리면 또 그 뒤로 돌아가는데 적을 커서에 넣으려면 정확히 동서남북 방향이 제일 편하기에 카메라를 계속 돌리고 조준해야 하는 불편함. 물론 스틱을 적당한 각도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쉽지 않음. 게다가 크기는 한 칸 짜리 같아도 적의 위치에 따라서는 두 마리까지 닿게 만들 수도 있어 세심하게 움직이려다 보면 결국 동서남북 방향으로 스틱을 움직이는 것이 제일 편함.

10. 게임 제목 뒤에 붙어 있는 V가 숫자 5를 의미하지 않는... 경험 상으로는 최초의 게임.
그래서 이벤트는 기본적으로 항상 재미있고, 첫 진행이라면 새로운 적을 만나게 되는 그 순간에도 웃을 일이 조금 있고, 그 외의 부분에서는 끊임없는 재시도가 있어 웃고 화내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 게임. 140시간 정도 진행했고 모든 것을 다 만들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에서 끝내는 게 적당하다고 판단하여 이제 그만. (엔딩도 3개 중 두 개나 봤음)












































